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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책읽는경향

상식의 역사/소피아 로젠펠드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공통가치들의 촉진도 필요하고 동시에 정치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식’이라 불리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자유주의적 입헌주의와 전문적 지식과 긴장관계에 있는 상식은 민주주의라는 동전의 집단적인 다른 한 면이다. 동시에 상식은 비공식적인 규제 시스템과 정치적 권위로서 언제나 민주주의의 이상들을 훼손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진정으로 새로운 사상들을 차단하고, 토론을 중단시키고, 또 일상의 보통사람들이 제시하는 소박한 해결책이 복잡하거나 전문적이거나 과학적인 해결책보다 반드시 더 훌륭하다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렌트가 칸트를 연구하면서 인정한 것처럼, ‘어떤 사람의 취향이 덜 기이할수록, 그 취향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이 더 훌륭해질 수 있다.’ 상식은 우리 모두가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으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말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제한할 수도 있다...상식은 이제 개념으로나 표현으로나 표준적인 정치적 병기(兵器)의 일부분이 되었다. 상식이 오늘날 이런 식으로 정치판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는 아마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된 18세기 초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부활하고 있는 자치 사상이 계속되는 한, 상식은 이 세상에 계속 머물 게 될 것이다. 그러나 트리스탄 차라부터 피에르 부르디외까지, 상식에 반대하는 아티스트와 사회학자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들에게 또 다른 진리를 상기시켰다. 그것은 바로 현대의 일부 개인들은 의식적으로라도 막강한 파워를 휘두르고 있는 상식의 밖에 서서 그 상식이 작동하는 복잡하고 막강한 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가르침이다.” 

                                                                

  상식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결론을 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식은 다 맞는 것이라고 여긴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상식의 정치를 하겠다는 유력 대선주자가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상식이란 18세까지 습득한 편견의 집합’이라고 일갈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세상은 상식을 깨는 사람들에 의해 진화한다’고 역설한 스티브 잡스는 틀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