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6-27 17:30:58ㅣ수정 : 2008-06-27 17:30:58
단일 전문주제에 관한 책으로 ‘협상’만큼 추천도서가 많은 것도 드물다는 걸 알고 나면 놀랄지 모른다. 우리나라 최대서점으로 꼽히는 교보문고가 추천도서로 지정한 협상 관련 책만 30권이 훨씬 넘는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사실이다. 권위와 명예가 걸려 있어 추천도서를 남발할 수 없는 입장을 생각하면 30권이 넘는다는 게 약간은 의외다. 한동안 협상에 관한 전문가는 물론 책도 턱없이 부족해 협상에서 매번 당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던 때를 떠올리면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름없다.
번역서만 해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청년정신),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협상 테이블의 핵심 전략’(청림출판), 개빈 케네디의 ‘협상이 즐겁다’(W미디어), 로저 도슨의 ‘협상의 비법’(시아출판사), 마츠모토 유키오의 ‘협상의 천재가 되는 마법의 법칙’(가야넷) 등 두 손으로 헤아리기 어렵다.
국내 전문가가 쓴 책 역시 이달곤의 ‘협상론: 협상의 과정, 구조, 그리고 전략’(법문사), 조강희의 ‘최고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창의적 협상’(가림출판사)을 비롯해 여러 권이 추천도서 반열에 올라 있다. 아예 한국의 협상술에만 초점을 맞춘 추천도서도 있다. 김기홍의 ‘한국인은 왜 항상 협상에서 지는가’(굿인포메이션)와 ‘서희 협상을 말하다’(새로운제안), 김정기의 ‘한국형 협상의 법칙’(청년정신) 같은 책이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공병호의 ‘어린이를 위한 협상의 법칙’(청솔)처럼 어릴 때부터 협상 노하우 키우기를 권면하는 추천도서까지 나왔다.
그런 가운데 이번주에 또 협상에 관련된 책 두 권이 동시에 선보였다. 조지 로스의 ‘트럼프처럼 협상하라’(에버리치홀딩스)와 디팩 맬호트라·맥스 베이저먼 공저의 ‘협상 천재’(웅진지식하우스)는 최근 미국 쇠고기 협상논란 국면을 겨냥하고 있다. 30여년간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협상가로 일해 온 로스의 저서는 아예 ‘쇠고기 협상팀에 꼭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협상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코헨의 ‘협상의 법칙’인 듯하다. 우선 개원 진통을 겪고 있는 국회에서 쇠고기 협상 문제를 다룰 것에 대비해 의원들이 이 책을 필독서의 하나로 여긴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지난 16일 한·미 쇠고기 협상 논평을 내면서 이 책 가운데 ‘안달 난 사람처럼 굴면 협상에 진다’는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책의 덕목은 지은이가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유머와 위트를 곁들여 협상의 원칙을 쉽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쿠데타와 인질협상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인 사건들의 협상에 개입한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어서 한층 생생하다. 이 책이 뉴욕 타임스 선정 30주 연속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세웠으며, 세계적으로 400여만부, 한국에서 30만부 이상 팔린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많은 협상 관련 우수도서가 출간되고 베스트셀러가 적지 않은 데도 한국 정부와 기업은 여전히 협상에 약하다는 혹평을 들어야 하는지 의아할 정도다. 지난해 말 발표된 한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의 협상 경쟁력은 세계에서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협상전문가인 진 브렛 교수(미국 노스웨스턴대)가 세계 16개국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협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최하위인 16위를 차지했다. 이기심만 강하고 결렬에 대비한 대안도 없이 무모하게 나서는 경향 때문이라고 브렛 교수가 꼬집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예나 지금이나 협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부족을 늘 첫손가락에 꼽는다.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다.
코헨이 지난해 한국 초청 강연에서 했던 인상적인 한마디가 뇌리를 스쳐간다. “책에만 의존해서 협상을 배우는 건 e메일로만 연애하는 것과 같으니 밖으로 나가서 과감하게 부딪쳐보라.”
국내 전문가가 쓴 책 역시 이달곤의 ‘협상론: 협상의 과정, 구조, 그리고 전략’(법문사), 조강희의 ‘최고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창의적 협상’(가림출판사)을 비롯해 여러 권이 추천도서 반열에 올라 있다. 아예 한국의 협상술에만 초점을 맞춘 추천도서도 있다. 김기홍의 ‘한국인은 왜 항상 협상에서 지는가’(굿인포메이션)와 ‘서희 협상을 말하다’(새로운제안), 김정기의 ‘한국형 협상의 법칙’(청년정신) 같은 책이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공병호의 ‘어린이를 위한 협상의 법칙’(청솔)처럼 어릴 때부터 협상 노하우 키우기를 권면하는 추천도서까지 나왔다.
그런 가운데 이번주에 또 협상에 관련된 책 두 권이 동시에 선보였다. 조지 로스의 ‘트럼프처럼 협상하라’(에버리치홀딩스)와 디팩 맬호트라·맥스 베이저먼 공저의 ‘협상 천재’(웅진지식하우스)는 최근 미국 쇠고기 협상논란 국면을 겨냥하고 있다. 30여년간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협상가로 일해 온 로스의 저서는 아예 ‘쇠고기 협상팀에 꼭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협상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코헨의 ‘협상의 법칙’인 듯하다. 우선 개원 진통을 겪고 있는 국회에서 쇠고기 협상 문제를 다룰 것에 대비해 의원들이 이 책을 필독서의 하나로 여긴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지난 16일 한·미 쇠고기 협상 논평을 내면서 이 책 가운데 ‘안달 난 사람처럼 굴면 협상에 진다’는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책의 덕목은 지은이가 다양한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유머와 위트를 곁들여 협상의 원칙을 쉽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쿠데타와 인질협상에 이르기까지 국제적인 사건들의 협상에 개입한 경험을 토대로 쓴 것이어서 한층 생생하다. 이 책이 뉴욕 타임스 선정 30주 연속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세웠으며, 세계적으로 400여만부, 한국에서 30만부 이상 팔린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많은 협상 관련 우수도서가 출간되고 베스트셀러가 적지 않은 데도 한국 정부와 기업은 여전히 협상에 약하다는 혹평을 들어야 하는지 의아할 정도다. 지난해 말 발표된 한 조사 결과에서도 한국의 협상 경쟁력은 세계에서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협상전문가인 진 브렛 교수(미국 노스웨스턴대)가 세계 16개국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협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최하위인 16위를 차지했다. 이기심만 강하고 결렬에 대비한 대안도 없이 무모하게 나서는 경향 때문이라고 브렛 교수가 꼬집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예나 지금이나 협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부족을 늘 첫손가락에 꼽는다.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다.
코헨이 지난해 한국 초청 강연에서 했던 인상적인 한마디가 뇌리를 스쳐간다. “책에만 의존해서 협상을 배우는 건 e메일로만 연애하는 것과 같으니 밖으로 나가서 과감하게 부딪쳐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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