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밀어붙인 인사는 모두 실패였음이 속속 실증되고 있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가장 상징적인 사례다. 두 인물의 어처구니없는 실패는 박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知人之鑑)이 새삼 채점 받는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은 윤진숙을 “모래밭에서 찾은 진주”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그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동안 생뚱맞은 답변과 실없는 웃음 탓에 희화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자질과 업무 능력이 수준미달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보수·진보를 막론한 모든 언론과 야당, 심지어 여당조차 그의 임명 반대를 외쳤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쌓은 실력이 있다고 하니 지켜봐 달라”고 촉구한 뒤 임명을 강행해 버렸다.


  윤 전 대변인의 경우는 훨씬 더 질이 나빴다. 그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했을 때부터 폭풍우 같은 반대 움직임이 일었지만, 박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야당과 종북좌파의 공세에 밀리면 끝장난다는 극우진영 노익장들의 비이성적인 아우성 때문에 합리적인 보수의 우려까지 휩쓸려 내려갔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 결말은 잘 알려진 대로 “정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회한뿐이었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료 사진>


   사실 두 윤 씨 못지않게 문제가 많은 인사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현 부총리는 청문회 당시부터 도덕성, 리더십, 업무능력 면에서 모두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취임 후에도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현 부총리는 청문회 후 비슷한 논란을 낳은 김병관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았다면 낙마후보 0순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최근의 구설 사고만 해도 윤 전장관보다 현 부총리가 훨씬 크게 쳤지만, 옐로카드를 받는데 그쳤다.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사고 후 현 부총리가 보여준 언행은 레드카드를 주고도 남을 일이었다. 국민의 염장을 지르고,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망언이었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


   그는 이미 지난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옐로카드를 받은 적이 있었다. 축구에서는 한 경기에서 옐로카드 두 장이면 자동 퇴장이다. 한 여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힘 있는 사람은 더 큰 잘못을 해도 살아남고, 평범한 연구원 운명에 있던 사람은 괜한 곳에서 만신창이가 됐다. 누가 진정으로 경질 대상이냐”고 썼을 정도다.


   친박 핵심들 사이에서는 아직 때가 아니라는 논리가 먹혀들고 있는 모양이다. 인사 폭이 확대되면 인사청문회가 지방선거에 보탬이 될 게 없다는 정무적 판단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가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얻고 있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각 부처 새해 업무보고가 마무리되면 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맞는 2월25일을 전후해 실패로 판단되는 인사를 일신하는 조치가 긴요하다. 박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위해서도 경제수장의 교체와 팀 쇄신이 불가피하다.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정부 부처 국정과제 이행 평가 결과를 봐도 경제부처가 대부분 낮은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 ‘비정상의 정상화 80개 과제’를 위해 한 번 물면 살점이 완전 뜯어져 나갈 때까지 안 놓는 ‘진돗개 정신’을 내각에 주문했다. 그걸 위해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는 인사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박 대통령은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조밀한 인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인재 풀을 넓히고 인사검증기구를 통해 전문성과 리더십,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두루 구해야 한다. 인사 보안보다 검증이 우선시돼야 한다. 박 대통령이 결정적인 구설에 휘말리지 않고 지시하는 일만 대과 없이 해내는, 그저 그런 충성파 인물에 만족한다면 호평 받는 대통령으로 남기 어렵다. 인사가 만사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릴 수 없는 지혜다.

 

                                                                럼은 내일신문 2월10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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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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