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실종되길 바랐던 극우보수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에겐 여간 실망스러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말이다. 그들의 시비와 선동은 평화 올림픽의 상징이 된 평창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만 펄럭일 것이라는 그들의 비아냥거림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개막식장 곳곳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고, 다양한 공연 장면에서도 태극기가 자랑스럽게 등장했다. 첫 번째 장면부터 대한민국을 형상화한 태극 문양이 개최국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곧이어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 금자탑을 세운 전설의 스타 8명이 보무당당하게 들고 입장한 대형 태극기가 장관을 연출했다. 전통의장대가 이를 이어받고, 애국가 제창과 더불어 태극기가 게양되는 순간 절정에 다다랐다.

                                                                      

 

  이번 올림픽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걸 전 세계인에게 알려주는 상징이었다. 그 순간 가장 착잡하고 부러운 마음을 금치 못했을 사람들은 귀빈석의 북한 공식 서열 1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과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 중앙위원회제1부부장, 북한 선수단이 아니었을까.


 보수진영의 희망 섞인 걱정이 무색하게 태극기는 선수단 입장 때와 관람석에서도 넘쳐났다. 분단 경험을 나눈 독일을 비롯한 많은 나라 선수들이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입장해 가슴을 더욱 뜨겁게 했다. 이 같은 태극기의 물결 속에 남북 선수단이 마지막에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 장면은 평화올림픽의 의미를 더해줬다.

                             

  한국의 보수진영 외에 전 세계의 어느 누구도 남북 단일팀과 한반도기 입장이 한국의 자존심을 꺾어놓았다고 폄훼하지 않았다. 운 좋게 개막식에 참석한 한 보수정치인조차 ‘준비는 최고였고, 내 나라가 자랑스러웠다’고 감격스러워했을 정도다.

                                                                                              

 


 이쯤 되면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를 사용해 평창 올림픽이 아니라 ‘평양 올림픽’이 됐다고 종북 딱지붙이기에 여념이 없던 그들은 지금쯤 머쓱해져 있어야 정상이다. 주최국의 국가를 부를 수 없고, 자국 국기도 들 수 없다면 이런 망신이 어디 있으며 세계인이 비웃고 국민들이 분노할 것이라던 그들의 속이 쓰릴 게다. 그들은 스스로 불을 질러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왜 불을 끄지 않느냐고 타박하는 것과 똑같은 언행을 줄곧 보여 왔다.


 막말을 서슴지 않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개막 전날인 8일 “우리가 힘들여 유치한 평창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아예 북의 지도부를 초청해 연방제 통일을 하자고 할 것인가”라며 비꼬았다.

 

  그런 한국당을 앞장서 이끄는 듯한 모습을 보인 일부 언론은 ‘주최국의 상징을 지웠다’ ‘죽 쒀서 개 주네. 이러려고 3수까지 해가며 올림픽 유치했나.’ ‘아예 북한 대변인으로 나선 건가’ 같은 온갖 빈정거리는 표현을 동원했다. 심지어 ‘북한에 올림픽 조공을 바친 문재인 정권’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들은 북한 공연단, 선수단, 고위대표단의 방문 현장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미주알고주알 부정적 보도로 일관해 갈등을 부추겨왔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예술단 방남 공연 등을 둘러싼 정쟁이 평창올림픽 뉴스를 장악하면서 개막 시점에 벌써 올림픽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는 비난도 퍼부었다.

 그들은 1991년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 이후 2007년 겨울아시안게임까지 남북한이 동시 입장할 때마다 남북한 단일팀의 단기로 한반도기가 사용돼왔음에도 새삼 시빗거리로 삼았다. 2년이나 남은 일본 도쿄올림픽 열기만도 못하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는 왜곡보도도 서슴지 않았다.

                                                                                 


 평창 올림픽을 둘러싼 색깔론 공세가 도를 넘었다. 북한 응원단의 김일성 가면 응원 주장은 어이없는 꼬투리잡기와 남남갈등 부추기기 술수에 불과하다. 북한을 공부하는 아마추어 학생들도 북한에서 김일성 초상을 얼마나 신성시하는지 상식으로 안다.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제발 방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 전통에다 첨단 미래의 청사진까지 담은 감동적인 개막식을 보고선 깜짝 놀랄 만큼 가슴이 뭉클했다는 국민이 다수다. 나라를 망친 과거 지도자를 아직도 하늘처럼 떠받드는 ‘태극기집회’보다 몇 십 배 더 감격스러운 평창의 태극기는 멀쩡하게,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휘날리고 있다. 일촉즉발이던 남북관계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양상을 우리 모두가 평정심을 되찾아 주시해야 한다.


Posted by 김학순

 

 ‘박근혜 정부에서는 물에 빠져 죽고, 문재인 정부선 불에 타서 죽고...’ ‘박근혜는 물로 망하고, 문재인은 불로 망할 것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에 이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터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악의 섞인 메시지까지 유포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 달여 사이에 수십 명이 애꿎은 목숨을 잃었으니 참담하고 애통한 심정을 감출 수 없는 건 이해하고 남는다.


 세종병원 화재사건에서는 정치인 지도자들의 ‘네 탓 공방’이 어느 때보다 꼴불견으로 떠올랐다. 내 탓이나 예방책 제시보다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에만 함몰된 정치인들이 도드라진다. 가장 먼저 현장을 방문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감정을 촉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큰 사과를 하고 청와대 내각이 총사퇴를 해야 한다.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야당 정치인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 가운데 하나지만, 본질을 벗어난 김정적 발언은 반발과 역효과를 낳기 쉽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부여당에 네 탓만 했을 뿐 거짓말로 자기 책임을 부인한 일은 신뢰를 떨어뜨릴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홍 대표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에도 “제가 (경남) 지사를 하는 4년4개월 동안 경남에서 건물이나 사람이나 불난 일이 한 번도 없다”라고 발뺌해 언론의 사실확인 대상이 됐다. 이번에도 자제하기는커녕 또 다른 거짓말을 지어내 비판을 자초했다. “(경남 지사 때) 화재가 있었지만 사망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그렇지만 소방청의 전국 화재 현황통계 확인 결과, 외려 경남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화재 피해가 났다. 그가 지사에서 물러나기 전 1년 동안 경남지역에서는 총 3820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건수다. 이 기간 경남지역의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104건이며, 30명이 숨지고 74명이 다쳤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반격에 나선 것도 옳지 않다. 추미애 대표는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면 이 직전의 이곳의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번 봐야겠다”고 홍 대표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표창원 의원은 “한나라당과 국토교통부의 (6층 이상 건물의 불연재사용 의무화 법안)반대로 화재 참사가 커졌다”고 과거 탓을 키웠다. ‘야권 책임론’을 들고 나온 건 잇단 대형 사고로 확산하는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줄여보려는 고육책이지만, 남탓하는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나마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정답에 가까운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참사를 정치적 싸움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국회와 대통령, 행정부가 힘을 합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6층짜리 의료시설인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큰 재난 사고가 터지면 일회성 대책으로 부족한 부분만 보완하는 대증요법이 대부분이었다. 


 낚싯배와 유조선 충돌,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타워크레인 전복, 포항제철소 질소가스 누출 사고처럼 장소만 다를 뿐 대형사고가 빈발하는 현상을 이대로 두고 보면 안 된다. 사고가 나면 호들갑을 떨다 흐지부지되는 일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 정부는 모든 안전 시스템을 송두리째 재점검한다는 각오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처럼 각계 전문가로 구성되는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체계적이고 실천 가능한 매뉴얼을 완벽에 가깝게 만드는 작업도 검토해 볼만하다. 이번 사고에서도 보듯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대형재난 예방은 불가능하다. 안전 점검은 빈틈없이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규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 엄중하게 처벌하는 관행을 세워야 한다.

 

  경찰과 소방대원을 비롯한 안전 인력 확충과 열악한 환경 개선 노력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시민의식이 변해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정 정권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에 깔려 있는 안전 불감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참사는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국가정보원, 검찰청, 경찰청, 국세청을 통칭하는 ‘4대 권력기관’이란 용어는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고유명사나 다름없다. 네 기관은 개인이나 조직을 수사·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녔다는 공통점 때문에 늘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국정원은 정권의 눈과 귀다. 검찰과 경찰은 정권의 손발에 해당한다. 국세청은 ‘경제 검찰’이라 불린다.


 정권이 바뀌면 4대 권력기관장의 향배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대 권력기관이 ‘정권의 시녀’로 불려온 이유도 흡사하다. 그 비중만큼이나 인사 때마다 최고 권력자와의 지연·학연 같은 달갑잖은 논담이 끊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이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무소불위의 권력기관 개혁에 나선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청와대가 어제(14일)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은 큰 틀에서 바른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를 할만하다. 핵심은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와 경찰 수사권 부여, 검찰 권한 축소와 분산이다. 개혁 방향은 새로운 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법무부와 국정원 등이 이미 발표한 내용의 종합판이다. 국세청 개혁은 오래 전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실천만 담보하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국정원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해 대북·해외정보 업무에 전념토록 하는 것은 지난 정권에서 국내정치에 개입한 부작용이 엄청나서다. 국정원은 간첩을 조작해 인권을 유린하고, 국민을 불법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서슴지 않았다. 불법선거운동과 정치개입도 일삼았던 과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같은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는 일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대공수사 업무는 경찰에 안보수사처를 신설해 담당하게 하는 문제가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가면 간첩을 제대로 잡을 수 있겠느냐며 반대해 왔다. 개혁안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한국당은 “국정원의 존재 이유인 대공수사권을 폐지한다는 것은 국정원을 해체하자는 것으로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국정원이 대공수사를 빌미로 저지른 폐악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인데도 말이다.


 한국당은 한술 더 떠 “경찰이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안 된 상황에서 대공수사권까지 갖게 되면 경찰공화국이 될 우려가 있다”며 경찰의 권력 집중을 또 다른 반대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자치경찰제 도입과 더불어 경찰의 기본기능을 수사경찰과 행정경찰로 분리해 권한 분산 방안이 추진된다. 이 경우 갑자기 커지는 경찰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보다 촘촘한 보완이 필요하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은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막고 중립적 입장에서 고위공직자를 수사하기 위한 핵심과제다. 기소 독점주의 폐지는 상징적인 조치다. 한국당이 반대하는 공수처 신설은 국민의 80퍼센트 가량이 찬성한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에게 권력이 더욱 집중된다고 반발하지만, 국민의당 제안처럼 인사추천권을 제도적으로 야당에게 주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만하다.

 

  검찰 출신 한국당 의원들이 반대에 앞장서는 것은 검찰의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심을 살만하다. 게다가 공수처 신설이 수사 대상인 국회의원들에게도 불리하다는 이기적 계산이 깔렸음직하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세계에 공수처 있는 나라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기구로 공수처 신설에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반대 이유가 순수하지 않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대다수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배반이나 마찬가지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인 이들 권력기관에 대한 상호 견제와 권력남용 통제는 개혁의 고갱이가 돼야 한다. 적폐청산 작업의 하나로 권력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것이 요긴하다. 보수진영 대통령의 우상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권력 집중은 언제나 자유의 적”이라며 늘 경계했다. 착한 권력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15일부터 본격화할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의 권력기관 개혁 논의는 여야 간의 주고받기식 타협이 아니라 개혁 방향의 정합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입법이 필수인 권력기관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진보적인 것’이란 말은 형용모순에 가깝다. 가장 진보적인 것과 받아들 수 있는 것은 충돌하기 십상이어서다. ‘둥근 사각형’, ‘달콤한 슬픔’,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현실에서 찾기 어려운 명제다.


 ‘산업디자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레이먼드 로위는 모순되는 두 가지의 놀라운 조합을 디자인 철학으로 승화시킨 대가다. 로위의 핵심 디자인 이론은 ‘마야 법칙’이라 불린다. 스스로 만든 조어 ‘마야(MAYA)’는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진보적인(most advanced yet acceptable)’이라는 뜻을 지녔다. 마야 법칙은 새로움이 주는 놀라움을 기대하면서 동시에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중 정서를 꿰뚫어 본다.


 오랫동안 명성이 자자한 코카콜라 병을 비롯해 물방울 연필깎이, 빌딩, 자동차, 우주선까지 로위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작품이 없을 정도다. 미국 어딜 가든 로위의 디자인과 마주치지 않고는 다닐 수가 없다는 시절이 있었다. 로위는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톺아내는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 그는 ‘놀라움은 익숙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심리학적 연구 결과물이 쏟아져 나오기 전에 이미 이를 통찰했다.

                                                                                     


 한 나라의 정책도 상품 디자인과 흡사한 정서가 깃들어 있다. 선택 상황에서 소비자가 그렇듯이 국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매력과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저항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너무 과감하거나 낯설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인 정책이 매력적이면서도 강력한 저항을 함께 받는 것은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정책은 첨예한 갈등 요소를 지니고 있는 사안이 많다.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곳곳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해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도드라져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찾아가 비정규직 제로화를 천명할 정도로 확연한 목표를 제시했으나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적지 않게 낳고 있다. 교육부문의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실패처럼 노노갈등의 결과가 심상치 않은 부문이 많다.

 

  아웃소싱(외부위탁)과 정규직 전환에 따른 문제점 역시 ‘정규직화의 역설’ 현상의 하나로 드러난다. 일률적인 정규직화 정책으로 2만여 아웃소싱 업체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제로화가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둘러싼 논란도 풀기 어려운 숙제로 부상했다.  

                                                                                               

                                                                          
 새해부터 적용되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해소도 만만찮은 과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들의 일터가 없어진다면 취지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 중 일부를 지원한다지만 현장의 반응이 그리 호의적인 편은 아니다. 업무 자동화를 통한 직원 감원, 근무시간 축소, 가족경영 확대, 공장 해외이전, 상품가격 인상 등 인건비 폭증을 피하기 위한 갖가지 방편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핵심 개혁의 하나인 탈 원전 정책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는 것은 ‘친숙한 놀라움’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선뜻 수용하기엔 정책 추진 속도가 급격하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상반되는 정책의 실천적 대안 제시가 만족스럽지 않은 가운데 추진되고 있어서다.

 

  탈 원전의 4대 부작용으로 세계 기후변화 정책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문제, 전기요금 상승, 전력안보 위협, 원전산업 붕괴가 손꼽힌다. 현 정부가 탈 원전 정책에서 남북통일이 될 경우 전력 수급 문제는 아예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도 찬반이 날카롭게 대립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까지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반발을 무마해야하는 난제가 적지 않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끝내고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 추진과정에서 풀어야 할 커다란 장애물의 하나다.


 탈 원전, 비정규직 해소, 최저임금 인상 같은 진보적인 정책은 시대의 흐름임에 분명하다. 개혁 정책에 실천이 담보되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진보적 상품’으로 만드는 게 선결과제다. 정부가 2017년을 마무리하면서 개혁 정책을 이런 관점에서 점검해 보면 좋겠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집착은 광적이라는 표현을 넘어선다. 김정은은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을 현장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참관한다. 미사일 발사가 성공할 때마다 박장대소하는 그의 모습이 방송 화면으로 전 세계에 전해진다.

 

   이 같은 ICBM 집착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 본토 타격 능력까지 갖춰야만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ICBM 프로그램을 막을 수 있는 시한이 3개월가량 남았다고 보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지만 김정은에게 정작 요긴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라 ‘또 다른 ICBM’이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모바일(Mobil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ICBM 말이다. 3차 산업혁명인 정보통신기술에서도 뒤진 북한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추는 고도의 경제발전을 추동해 낼 능력이 있느냐는 회의론이 대세를 이룬다.

                                                                

 

  하지만 북한 지도부가 추진하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위해서도 또 다른 ICBM의 필요성을 느낄 개연성이 있다.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체제가 아닌 북한에서 또 다른 ICBM의 발전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지만, 다른 견해도 나온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신작 ‘호모 데우스’에서 북한이 모든 차량이 자율 주행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북한이 김정은의 말 한 번으로 하루아침에 4차 산업혁명의 중심 무대로 바뀔 수 있다는 상상이 그것이다. 이는 북한이 촉발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상태를 감안하면 공상에 가깝지만, 발상의 전환이 뒤따르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도로 발달한 북한의 로켓 발사능력은 ‘또 다른 ICBM’의 첫 번째인 사물인터넷 산업과 결합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초연결사회를 구현하는 사물인테넷은 우주산업을 도외시하고는 육성하기가 쉽지 않다. 2020년까지 가장 크게 성장할 분야로도 사물인터넷이 손꼽힌다. 로켓 핵심기술을 자체 개발한 북한은 위성 응용산업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킬 여지도 많다.

                                                                                     


 북한은 경제강국건설을 목표로 초기단계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풍문이 들린다. 우리말 용어에 집착하는 북한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구름계산봉사’라 일컫는다. 국제 사회의 경제제재를 받는 북한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지만,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개발한 기술능력을 고려하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다. 클라우드는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고속도로’로 불리고 있어 북한도 피할 수 없는 분야다.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무장한 인공지능은 알파고가 인간 이세돌에게 압승하는 장면을 연출해 세계를 놀라게 하는 바람에 북한도 다방면에서 필수불가결한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의 모바일 산업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지난 주 발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가 북한과 이동통신 합작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오라스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전체 인구의 6분의 1 정도인 4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를 종합해 보면 북한도 궁극적으로 ‘또 다른 ICBM’의 발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한다. 사물인터넷이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게 4차 산업혁명시대의 모델이다. 김정은 체제가 또 다른 ICBM을 통해 경제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한층 촘촘해진 국제 제재를 풀어야 가능하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 전환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이 발상의 전환을 이뤄야하는 까닭은 구소련에서 찾으면 된다. 소련은 핵무기를 장착하는 ICBM이 없어 해체되는 운명을 맞은 것이 아니다. 미국과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 군비경쟁을 벌이다 발생한 체제 모순 때문에 소련이 멸망했다는 사실을 북한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시청률이 떨어지면 ‘배신’이라는 특효약을 처방하라는 신화가 살아있는 곳이 드라마 제작 세계라고 한다. 역대 한국 드라마 시청률 1위(65.8%)를 기록한 ‘첫사랑’은 두 형제와 한 여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랑과 배신, 음모를 다룬 멜로드라마다. 역대 시청률 5위 기록(62.7%)을 지닌 같은 작가의 ‘젊은이의 양지’도 세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 배신을 그린 드라마다.

 

   남미 전역의 최고 인기 드라마 ‘이브의 복수’가 한국에 수입된 까닭도 사랑과 배신이 질펀하게 녹아 있는 스토리 덕분이었다. 시청률에 목을 매는 드라마 촬영 현실을 풍자한 개그콘서트 코너 ‘시청률의 제왕’에서도 빠지지 않았던 게 ‘배신’ 코드다.


 보수 야당 지도자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부터 엊그제까지 줄기차게 동원하는 ‘배신의 정치’ 프레임은 유권자들의 드라마 심리를 파고드는 기제의 하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록상표나 다름없었던 ‘배신자’ 낙인찍기 정치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른 차원에서 물려받아 벤치마킹하는 듯하다.

                                                                    

 

  홍 대표는 지난 주말(25일)에도 예외 없이 배신자 사냥에 나섰다. 희생양은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긴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그것도 남 지사의 홈그라운드인 경기도 수원시 광교공원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필승 결의 및 자연보호 등반대회’에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배신자 남경필’ 대신 새로운 적임자를 보내겠다는 선전포고였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선출된 직후인 지난 14일 인사차 예방하겠다고 했을 때도 ‘배신자’ 코드로 독살스럽게 거절했다. “바른정당은 배신자 집단이지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을 거절한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그랬고, 선거 후 당 대표가 된 뒤에도 배신자 프레임을 단 한 번도 풀지 않았다. “TK(대구경북) 민심은 살인범을 용서할 수가 있어도 배신자들은 끝까지 용서하지 않는다”며 바른정당에 배신자 프레임을 한껏 덧씌웠다.


 배신자 낙인은 교묘한 정치 행위다. 배신 낙인에 반드시 따라붙는 게 ‘응징’이다. 홍 대표의 집요한 배신자 낙인찍기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 숨통끊기 작전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바른정당 고사 전략을 통해 사실상 보수 통합 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역설적인 것은 배신자 무기를 남용하는 홍 대표 자신이 배신자로 몰리고 있는 부메랑 현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이후 최근 대구에 간 홍 대표는 친박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 홍준표, 대구를 떠나라”는 막말을 들어야 했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홍 대표가 했던 말을 한 치도 틀리지 않게 그대로 돌려줬다. “살인자는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 것이 대구의 민심이다.”

                                                                             


 ‘배신’이란 낱말이 최근 수년 동안 보수 정치판에서만 주로 쓰인다는 점이 별스럽다. 드라마 시청률이 그렇듯이 ‘배신’ 코드를 상용(常用)하면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라갈지 궁금하다. 여론조사를 보면 약효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배신에 대한 판단은 획일적이지 않다. 특정인의 눈에는 배신자여도 다중의 눈에는 의인으로 비치곤 한다. 배신으로 보이는 행위를 했어도 역사적 관점에선 배신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 ‘배신-인간은 왜 믿음을 저버리는가’의 저자 아비샤이 마갈릿 히브리대 사회학 교수는 역사적 사례로 이를 보여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부의 마지막 대통령이었던 프레데리크 빌렘 데클레르크는 흑인인 넬슨 만델라 대통령과 힘을 합해 뿌리 깊은 인종차별정책을 폐지해 배신의 낙인이 찍혔다.

 

  하지만 인류애로 보면 그를 배신자로 규정하는 게 어불성설이다. 샤를르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알제리에서 거주하는 프랑스인들과 프랑스 군부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알제리의 독립을 선언한 일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 의결’ 때 찬성표를 던진 새누리당 의원들이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에게는 배신자일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정반대인 것도 그렇다.


 정치인의 가장 나쁜 배신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국민대통합을 철석같이 공약하고서도 자기편 국민만 챙기고 생각이 다른 국민을 억압한 지도자라면 국민을 배신한 것과 같다. 헌법재판소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선고하면서 국민 신의를 배반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홍준표 대표 역시 정치적 계산에 따른 언행일지라도 국민에 대한 배신을 먼저 두려워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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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학순

 

 보좌관이 써 준 걸 이해하고 읽는 것조차 제대로 못한다고 손가락질 받는 우리네 국회의원은 지금도 이따금 눈에 띈다. 근대 의회민주주의의 발상지인 영국에서도 비리가 터지자 보좌관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둘러대는 국회의원들이 불과 몇 년 전까지 있었다. 2009년 권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하원의원들의 부당한 생활경비 청구내역을 폭로하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영국은 런던 지역구가 아닌 하원의원이 런던 주거 수당과 식비, 가구 구입비 등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청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이를 악용해 50여 명의 의원이 청구 대상 주소지를 바꿔가며 복수의 주택에 대해 수당을 청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본인이 거주하지 않고 세를 놓아 임대 수익을 챙기면서 주거 수당을 청구한 사례도 들통 났다. 그러자 상당수 의원들이 “보좌관이 하라는 대로 한 것일 뿐”이라는 어이 없는 핑계를 끌어대 유권자들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이명박·박근혜정권 적폐청산·국정농단사건 수사과정에서는 대통령과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억울하다는 항변이 주류를 이룬다. 최근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검사가 투신자살한 후 보수진영에서 동정 여론몰이 현상까지 나타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사는 수사를 받으면서 주변인들에게 국정원에 파견돼 단순히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검사의 부인도 장례식장에서 “국정원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다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원통해 했다.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댓글공작 사건도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며 활동 내용을 일일이 보고했다는 증언이 재판과정에서 나왔다.

                                                                              


 남재준·이병기·이병호 3명의 국정원장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요구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고 밝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임을 부각했다. 누구 한 사람의 사과나 반성은 없다. 앞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주요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불법 행위를 박 전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깨알같이 적어놓고 실행했다. 최순실 씨의 핵심측근이던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역시 윗선인 최 씨의 지시로 이뤄졌으며, 자신은 시키는 대로 따랐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차 씨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레카 강탈 미수 사건의 윗선을 박 전 대통령이라고 법정에서 지목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도 “(이화여대 부정입학·삼성 승마지원 등) 모든 게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고, 이게 범죄행위가 되는지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적폐청산 대상 1호가 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한 교육부 관계자들도 윗선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너무 가혹하다고 하소연했다.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단속경찰에게 해명했다는 일화를 연상시킨다.


 뉘른베르크 나치 전범재판에서 나치정권 2인자 헤르만 괴링을 비롯한 모든 피고인들이 잘못을 명령한 히틀러에게 책임을 돌리고 자신들은 그저 집행했을 뿐이라던 희생자 코스프레를 보는 듯하다. 이들의 변명에서 죄의식이나 역사 인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우려스러운 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프레임이 날이 갈수록 ‘과도한 정치보복’으로 몰고 가는 이상기류다. 검찰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이상 기류가 한층 고조되는 느낌을 준다. 댓글이 뭐 그리 대단한 잘못이냐에서부터 윗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조직문화를 들먹이기도 한다. 그 상황에서는, 그 자리에 있었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논리에 이르면 친일파 청산 때와 너무나 흡사하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거나 ‘누구에게나 일말의 악이 있다’는 물타기 주장도 마찬가지다. 조직이 시키는 일이라면 위법이더라도 결단코 해야 한다는 그릇된 충성심이 나라를 망쳐왔는데도 말이다.

 너희라고 정권이 끝나면 보복을 당하지 않을 것 같으냐는 협박에 주춤해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적폐의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른 시일 안에 모든 적폐청산을 끝내겠다는 과욕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분야의 적폐이건 요란하지 않게 흔들림 없이 척결하면서 후속조치를 더해 가면 된다. 백서도 만들어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자료로 삼아야만 적폐와 작별할 수 있다. 적폐청산의 제도화와 체계화가 요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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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학순

 

 악명 높은 프랑스 ‘드레퓌스 사건’에서 더욱 악랄한 대목은 증거날조 사실이 들통 나자 ‘애국적 조작’이라고 강변하는 순간이다. 유대인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간첩·반역죄로 종신형을 선고받도록 증거를 조작한 수사책임자 위베르 앙리 중령은 진실을 털어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오로지 조국을 위해 그 일(조작)을 했습니다.” 우익보수단체 악시옹 프랑세즈 대표였던 시인 샤를 모라스는 증거서류 날조가 판명되자 “애국적 위조”라고 찬양했다.


 기시감이 드는 박근혜 정권의 조작 행위는 양파처럼 까도 까도 끊일 줄 모르고 속살이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증거조작이 탄로났지만, 반성의 낯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관련자의 변명도 드레퓌스 사건과 판박이다. 국정원 협력자는 재판에서 “국가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중국정부) 문서를 위조했다”고 뻔뻔한 주장을 펼쳤다.

 

  죄 없는 시민의 비극적인 운명과 인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유대인 장교를 희생양으로 삼은 드레퓌스 사건과 흡사하게 화교 출신 공무원 유우성 씨는 끝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강제추방’이라는 굴레를 써야 했다.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은 증거 조작을 해서라도 간첩을 잡아야 한다는 댓글을 써대는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였다. 일부 보수언론은 애국몰이로 초점을 흐렸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유 씨를 두둔하는 사람들을 비애국자로 몰아세우며 자신들만 애국자인양 했다.

                                                                              


 문재인 정부 ‘적폐 청산 1호’가 된 박근혜표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때도 여론 수렴 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정보원, 교육부가 조직적으로 증거를 조작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속칭 ‘차떼기 여론 조작’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잡고 검찰이 지난 주말 압수수색을 벌인 계기를 보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이완용’ ‘박정희’ 이름까지 동원한 가짜 명단은 한 편의 풍자 개그를 보는 듯하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애국심 논쟁으로 몰고 갔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건 상황보고 일지를 수정한 정황은 부실 대응의 책임을 면탈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기록을 조작한 범죄행위다. 역사의 기록 조작은 왕조시대의 왕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닌 것처럼 국가위기관리지침(훈령)을 불법적으로 조작한 정황까지 탄로가 났다. 해당 훈령은 법제처 심사와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야 수정할 수 있음에도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펜으로 빨간 줄을 그어 변경한 증거는 불법임이 명백하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기록까지 조작해 책임을 회피하려 했을까 싶기도 하다. 조그마한 기업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들이 번듯한 나라의 최고 수뇌부에서 버젓이 저질러졌다.

                                                                                  


 하지만 당시 집권당이었던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가슴 아픈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정치적 이용은 그만둬야 한다”고 호도에 급급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교육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견서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반성은커녕 반대의견서까지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하는 물타기 전술로 대응한다.


 박근혜 정권의 조작 사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은 시민들이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불만’이나 ‘미해결’을 표기할 경우 추가답변을 달도록 해 ‘만족도’를 조작하라는 지침을 각 부처에 내린 사실이 들통 난 적도 있다. 세 차례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노골적으로 특정기업 밀어주기를 자행한 증거도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청와대의 뜻이 작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숨길 게 많은 박근혜 정권의 진실 은폐를 위한 조작행위가 빙산의 일각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그럼에도 박근혜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연출하고 있다. 사법절차가 정치보복이라는 박근혜의 불순한 의도가 무척이나 적나라하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우리는 수구꼴통이 아니라 애국꼴통”이라고 우긴다. 기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이 ‘상징조작’이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의 핵심물증 가운데 하나인 ‘최순실 태블릿 PC’가 조작이라고 아직도 우겨대는 상황은 조작공화국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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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학순

 영화 ‘남한산성’에서 가장 처연한 장면은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하면서 굴욕적인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올리는 순간보다 막다른 상황에 처해서도 신하들을 거느리고 명나라 수도 북경을 향해 절을 올리는 ‘망궐례’(望闕禮)가 아닌가 싶다. 명나라 누구 하나 그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음에도 그랬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망궐례 격식을 둘러싸고 신료들이 난상토론을 벌인 뒤 임금과 소현세자 부자가 예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황제 생일과 설날 같은 때 행하는 망궐례는 뼛속 깊은 모화(慕華)사상과 사대주의를 표징한다. 임진왜란으로 망할 뻔한 나라를 명나라가 구원군을 보내 살려준 ‘재조지은’(再造之恩)을 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듬뿍 담겼다. 청나라가 침략한 병자호란 때는 명나라가 조선을 구해주기는커녕 제 코가 석자인 처지였던 건 천하가 다 아는 일이었다.

 

  임진왜란을 당한 선조는 ‘재조지은’을 잊지 못해 죽을 때까지 명나라가 있는 서쪽을 등지고 앉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사는 국민의 눈으로 보면 어이없는 삽화다. 선조는 이순신과 의병들의 활약은 무시한 채 명나라에만 모든 공을 돌린 한심한 임금이었다.


 ‘인조반정’을 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광해군이 배은망덕하여 천명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랑캐(후금·청)에게 성의를 베풀어 조선을 오랑캐와 짐승의 나라로 만들었다’는 죄목이었으니 극단적인 숭명반청(崇明反淸)은 예정된 수순이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역사에서 가정법은 허무한 일이지만, 쿠데타로 쫓겨난 광해군이 그대로 있었다면 최소한 정묘호란·병자호란은 피했을지 모른다.

                                                                  

 

  광해군도 자주국방 능력은 갖추지 못했으나 국제정세를 제대로 읽고, 나라의 존립을 위해 떠오르는 강대국에 적대적인 외교를 펼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인조 당시에도 뜻있는 신료들은 명에 대한 과잉 충성과 사대적 의리 때문에 조선이 참담한 지경으로 내몰렸다고 인식했다. 사실 왕과 볼모로 잡혀간 왕족, 신하들이야 수치심만 참으면 됐을지 모르지만, 죄 없이 끌려간 50만 명에 이르는 부녀자와 민간 백성들이 당한 참상은 말과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치욕이었다.


 이처럼 교훈적인 영화 ‘남한산성’을 한가위 연휴 동안 앞 다퉈 관람한 정치인들의 촌평은 대부분 본질을 짚기보다 곁가지 만지기나 ‘제 논에 물대기’에 가깝다. 보수진영 정치인들은 주로 무능한 인조 임금에만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문제 대응 자세를 빗대려는 목적에서다. 제1야당 대표와  한 국회의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명길로 대표되는 주화파와 김상헌이 대표주자로 등장하는 척화파 모두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었을 뿐이라는 평가는 몰역사적 인식을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인조와 ‘숭명반청’에 모든 걸 바친 이들이 내재적 시각에서는 충신일지 모르나 백성의 입장에서 보면 나라를 도탄에 빠지게 한 책임을 결코 회피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인조와 쿠데타로 당권을 잡은 서인들은 정권안보에만 급급했을 뿐 국가안보와 백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외교적 지혜에 방점을 찍은 서울시장의 시각도 일부는 맞지만, 나라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주국방력 부재를 빠트린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 바른정당 의원이 그나마 가장 근접한 교훈을 거론했다. 그는 (남한산성)굴욕의 가장 큰 원인으로 총체적 국력과 국방력, 정보부재에 따른 정세판단의 무능을 꼽았다. 촌평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균형 잡힌 외교정책을 펼칠 수 없었던 원천적 한계가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외교노선과 정책은 오늘날 더욱 유효한 반면교사다.


 자주국방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은 한결 한심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독자적인 방위력을 토대로 한 전시작전권 환수를 강조하자 보수진영이 벌떼처럼 달려든 것은 남한산성의 교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일이다. 내일, 아니 내년에 당장 하자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제1야당 대표가 전시작전권 환수계획을 마치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한미동맹을 파기하려는 음모로 매도하고 ‘코미디’로 치부하는 것은 침소봉대이자 견강부회다.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스틸웰 장군은 대한민국의 작전권 이양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놀라운 형태로 주권을 양보한 사례다.” 자주국방과 전시작전권 환수는 보수진영이 더 큰 목소리를 내야하는 덕목임을 ‘남한산성의 굴욕’이 증언하고 있다. 자주국방능력은 단지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농단과 위협에 대비하는 최소한의 수단이기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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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학순

 세계지도를 보면 대부분의 국경선이 곡선이지만 아프리카는 자로 잰 듯한 직선으로 된 곳이 유독 많다. 국경선이이야말로 산과 강 같은 자연 요인, 종족, 전쟁, 문화의 상호작용으로 말미암아 곡선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직선 국경을 지닌 까닭은 강대국의 농간 때문이다.


 아프리카 국경선을 그은 이들은 아프리카라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유럽 관료들이었다. 유럽 강대국들은 19세기 말 아프리카의 영유권을 다투었다. 이로 인해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한 관련국들은 1884년 베를린에 모여 아프리카 땅을 피자 자르듯 나눠 가졌다. ‘베를린 의정서’가 그 결과물이다. 베를린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열세 나라, 미국과 오스만튀르크 등 모두 15개국이 참석했다.


 마음대로 그은 국경 지도를 갖고 아프리카 내륙을 일제히 침공한 뒤에야 경계가 지리적으로나 경제적, 민족적 실상과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하지만 분쟁이 다시 불거지는 걸 바라지 않았던 침략자들이 합의를 그대로 밀고 나가 오늘날의 국경으로 남게 됐다. 서로 다른 부족이 한 국가로 묶이고 여러 나라로 나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 잔혹한 내전이 그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지역도 그리 다르지 않다. 오늘날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은 영국과 프랑스 외교관들이 1918년 지리, 역사, 경제를 무시한 채 모래 위에 마음대로 그어놓은 국경선의 산물이다. 이들은 당시 쿠르드인, 바그다드 사람, 바스라 사람들은 모두 이라크 국민이 된다고 막무가내로 정했다.

 

  원래 한 나라였던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은 프랑스가 갈라놓았다. 누가 레바논 국민이 될 것인지, 누가 시리아인·요르단인이 될지를 결정한 것은 프랑스 외교관들이었다. 지정학을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분할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은 그렇게 유럽 제국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오늘(25일) 이라크의 쿠르드족 자치정부가 강대국과 주변 관련 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하는 것은 지구촌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하겠다.” ‘쿠르디스탄’이라고 불릴 최초의 민족국가를 세우려는 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이라크 정부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주민투표를 연기하라고 다그쳤지만, 이들은 자유를 위한 어떠한 대가도 치를 준비가 돼 있음을 천명했다. 독립을 반대하는 쪽과 진지하게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채비도 갖추었다는 신호등 또한 켰다. 쿠르드족은 최근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쟁에 참여해 일등공신으로 기여하면서 명분을 쌓았다.


 약 3700만 명이 이라크 외에 터키, 이란, 시리아 등지에 흩어져 사는 쿠르드족은 독립국가가 없는 세계 최대의 민족이다. 쿠르드족의 비극은 1920년 체결된 세브르조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 오토만 제국이 붕괴한 뒤 서방 전승국들은 세브르조약을 통해 쿠르드족 독립국가 창설을 약속했다.

 

  그렇지만 터키의 케말 아타튀르크 대통령은 세브르조약이 체결될 당시 이미 이 조건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약을 재협상하는 과정에서 이 약속은 사라져버리고 만다. 1923년 세브르조약 후속으로 체결된 로잔조약에 따라 처음 약속은 효력을 잃고 말았다. 

                                                                               


 그 뒤 독립 국가를 세우려는 쿠르드족의 끊임없는 투쟁이 이어졌지만, 가혹한 탄압만 받아왔다. 비극은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다. 쿠르드 독립국가 건설은 중동 전체와 맞물려 있는 핵폭탄의 하나다. 중동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와 수자원이 대부분 이들 거주지에 분포해 이해관계가 한결 첨예하다.


 최종 투표결과가 무난히 찬성으로 나오더라도 쿠르드족이 수세기에 걸쳐 숙원한 꿈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반대하는 데다 이라크의 분리로 이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걱정하는 미국까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대국들은 이번에도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쿠르디스탄’ 국가 독립을 지원하기는커녕 방해만하고 있다. IS 격퇴를 위해서는 쿠르드족을 철저히 이용하면서 말이다. 쿠르드족의 눈물겨운 분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져야 마땅하다. 우리 민족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과 소련이 남북한을 분할해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국인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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