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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아버지 과오 사과하기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사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드물다. 그게 개인은 물론 가문이나 조직의 명성과 평판에 흠결을 남길 개연성이 높으면 한층 어렵다. 미국 시인 랠프 에머슨은 “분별력 있는 사람은 결코 사과하는 법이 없다”고 사과의 어려움을 갈파한 바 있다. 심지어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숙제로 남는 일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역대 일본 총리들의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형식적인 사과가 있었지만 역사 왜곡과 정치인들의 망발로 되돌이표가 되고 마는 것만 봐도 잘못의 인정이 그만큼 지난하다는 걸 방증한다. 사과 얘기가 나오면 일본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독일과 늘 비교되는 것은 사뭇 다른 처신 때문이다. 세계적인 정신의학자인 아론 라자르는 공적인 사과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의.. 더보기
‘정의’의 상대성 원리?--미국의 정의, 세계의 정의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프랑스의 진보적 권위지 르몽드는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정의가 이뤄졌다’고 달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심야연설 키워드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르몽드가 2001년 9·11 테러 다음날 머리기사 제목을 ‘우리 모두가 미국인이다’라고 뽑았던 걸 떠올려 보면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당시 충격을 표현할 말이 부족함을 느꼈다는 르몽드는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1962년 베를린에서 스스로 베를린인이라고 선언했던 존 F. 케네디처럼 우리는 모두 뉴욕인이다. 광기는 그것이 비록 절망에서 비롯되었다는 핑계가 있다 하더라도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라고 썼다. 진보신문조차 이렇다면 알카에다 최고.. 더보기
조조, 강희제, 이명박 천하를 경영한 조조(曹操)와 강희제(康熙帝)의 인재등용 철학은 대조를 이룬다. 위나라를 세운 조조는 재능을 늘 첫 손가락에 꼽았다. 반면에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꼽히는 청나라 강희제는 덕을 최우선 순위에 두었다. 두 사람은 역대 중국 황제 가운데 인재를 중시한 대표적인 지도자에 속하지만 용인술은 이처럼 대척점에 서 있다. 이 때문에 재능이 먼저냐 덕이 먼저냐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조조는 능력만 있으면 남에게 욕을 먹거나말거나 주저 없이 발탁했다. 그는 심지어 이런 말까지 했다. “비록 형수와 간통한 인간이라도, 뇌물을 받아먹은 전과가 있는 인간이라도 재능만 있으면 쓴다.” 인재를 널리 구한다는 ‘구현령’(求賢令)을 발표했을 때도 그의 철두철미한 능력 우선주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청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