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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충성 맹세 1997-04-25 『미아리의 공동묘지는 자연이 인간을 사멸하게 한 것이며, 동작동의 국군묘지는 인간의 역사, 말하자면 인간 그것이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흔적으로 남아있다. …자연이 일으키는 사건 그것의 책임은 신이 져야한다. 그러나 역사가 저질러놓은 이 현실의 모든 사고는 인간이 져야만 할 책임이다』. 이어령씨가 쓴 「통금시대의 문학」 가운데 한 대목이다.인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크고 작은 전쟁이 꼬리를 물고있다. 나름대로 명분이 있지만 뜻없이 사람만 죽고 다친 것 또한 없지 않다. 1853년 터키와 러시아, 그리고 몇나라가 뒤엉켰던 크림전쟁이 그 본보기다. 전쟁은 2년5개월이나 계속됐지만 의미없는 살상만 되풀이 됐을 뿐이었다. 때문에 뒷날 적십자운동의 계기가 됐다거나, 톨스토이가 종군해 「세바스토폴이.. 더보기
[여적] 정치인의 거짓말 1997-04-16 19세기 중반 미국의 정치권은 뇌물스캔들에 휘말려 있었다. 이른바 크레디트 모빌리어스캔들이었다. 이 무렵 뇌물관행을 지켜보며 일기장속에서나 울분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던 시민여론을 작품활동으로 정리한 사람가운데 하나가 마크 트웨인이었다. 그는 한 상원의원의 비서로 겨울회기동안 일하면서 의회의 부패상과 주역들의 언행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렇게해서 나온 소설이 「도금시대」였다.그가 찰스워너와 함께 쓴 「도금시대」는 크레디트 모빌리어회사가 주식으로 의회를 매수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스캔들로 상처를 입은 의원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서도 뒷날 대통령이 돼 암살당한 제임스 가필드는 죽는 날까지 이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를 괴롭힌 돈은 현역의원시절 받은 329달러. 그는 조사위에 불려나가.. 더보기
[여적] 술과의 전쟁 1997-04-04 악마보다 더한 비난과 천사보다 결코 덜하지 않는 찬사를 함께 받는 것이 술이다. 동서양과 시대의 고금에 차별없이 호평과 악평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잉거솔이 「술은 범죄의 아비요, 더러운 것의 어미」라고 한것은 마치 「술은 번뇌의 아버지요, 더러운 것들의 어머니」라고한 팔만대장경의 기록을 보는것 같다. 「사람은 체면있는 신사로 술집에 들어갔다가 중죄인으로 술집에서 나온다」는 글롭스의 말이나 법화경에서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술이 사람을 마신다」고 경계한 것도 맥이 통한다.의적이 처음으로 곡식으로 술을 빚어 바치자 우 임금이 마셔보고 술잔을 거꾸로 엎으면서 『후세에 반드시 이것으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자가 있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의적을 멀리하고 술을 없애라고 했다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