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북리뷰
[책과 삶]“온난화는 인간 때문이 아니다 1500년주기의 자연 변동일 뿐”
김학순
2009. 8. 7. 12:54
입력 : 2009-08-07 17:34:47ㅣ수정 : 2009-08-07 17:35:33
가장 눈길을 끌고 차별적인 부분은 지금의 지구온난화가 온실가스를 내뿜는 인간 때문이 아니라 100만년 전부터 약 1500년 주기로 나타나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 현상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지은이들은 524명에 이르는 저명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포함해 역사적 자료와 전 지구적으로 발견되는 과학적 증거들을 동원해 기후의 역사를 재구성해 이를 증명한다. 북극의 그린란드와 남극 보스토크의 빙하 코어, 해저 침전물, 동굴 석순, 꽃가루 화석, 산호초, 나무 나이테, 수목 한계선, 미술작품, 시추공 등 온갖 자료들을 들이민다.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배출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태양 활동의 주기에 따라 지금보다 기온이 더 높고 낮았던 때가 있었음을 그래프를 곁들여 설명해준다. 이를테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에서도 농경이 이뤄졌고, 영국에서 포도가 재배됐으며, 이집트의 나일강에도 얼음이 언 시대가 있었다는 것들이다. 최근의 지구온난화도 1850년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한다. 그 사이 1940년부터 1978년까지 기온이 잠시 더 낮아지자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에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폐해로 거론되는 해수면 상승도 1세기에 15㎝씩 느리게 진행될 뿐이며 이런 현상이 500년간 지속돼도 습지대와 생물계는 천천히 높은 지대로 올라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폭우, 폭풍, 혹한 같은 이상기후·악천후 역시 역사상 자주 있었던 현상이어서 지구온난화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반론을 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말라리아가 극성을 부린다는 설에도 반박한다. 역사상 말라리아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냈던 곳은 역설적이게도 1600만명 감염돼 60만명이 사망한 1920년대 러시아에서였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게 저자들의 지론이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0.054%에 불과하며 수증기, 메탄 등이 온실효과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양이 화산, 해양, 동물, 박테리아 등에서 배출된다.
교토의정서가 1차로 내놓은 5.2% 온실가스 감축안은 온난화 방지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당장 60~80%의 배출 감축이 있어야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 데다 교토의정서를 이행하는 데 드는 연간 1500억달러의 절반만이라도 제3세계 국가들의 보건, 교육, 수자원, 위생시설 정비에 쓴다면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지은이들은 결론짓는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어떻든 다른 견해를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돈과 시간 투자 이상의 값어치는 충분해 보인다. 김민정 옮김 1만5000원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프레드 싱거·데니스 에이버리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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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들이 행여 교토의정서를 탐탁잖게 여기는 석유메이저와 자동차 회사 같은 세계적 대기업들이나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학자는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교토의정서에 딴죽을 거는 중국과 인도 같은 나라들은 이 책을 보며 쾌재를 부를 법하다.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대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는 걱정은 지나친 호들갑이며 환경근본주의자들의 밥벌이쯤으로 여기니 말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영어권 독자들이 저자들의 궤변에 속아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닷컴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았단 말인가. 일단 그렇지는 않다고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겠다.
기후물리학자 프레드 싱거와 환경경제학자 데니스 에이브리가 함께 쓴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원제 Unstoppable Global Warming)는 과학적 뒷받침이 탄탄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이와 흡사한 주장들이 처음 나온 것은 물론 아니다. 2007년 영국 BBC 방송 다큐멘터리 <지구온난화-그 거대한 사기극>이나 코펜하겐대학 교수인 비외른 롬보르의 <쿨 잇: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지구 온난화 충격보고> 같은 책을 연상할 수 있다.
기후물리학자 프레드 싱거와 환경경제학자 데니스 에이브리가 함께 쓴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원제 Unstoppable Global Warming)는 과학적 뒷받침이 탄탄해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이와 흡사한 주장들이 처음 나온 것은 물론 아니다. 2007년 영국 BBC 방송 다큐멘터리 <지구온난화-그 거대한 사기극>이나 코펜하겐대학 교수인 비외른 롬보르의 <쿨 잇: 회의적 환경주의자의 지구 온난화 충격보고> 같은 책을 연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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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끌고 차별적인 부분은 지금의 지구온난화가 온실가스를 내뿜는 인간 때문이 아니라 100만년 전부터 약 1500년 주기로 나타나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 현상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지은이들은 524명에 이르는 저명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포함해 역사적 자료와 전 지구적으로 발견되는 과학적 증거들을 동원해 기후의 역사를 재구성해 이를 증명한다. 북극의 그린란드와 남극 보스토크의 빙하 코어, 해저 침전물, 동굴 석순, 꽃가루 화석, 산호초, 나무 나이테, 수목 한계선, 미술작품, 시추공 등 온갖 자료들을 들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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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쩍쩍 갈라지는 대가뭄도 인위적인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많지만, 실제로는 태양활동 변동에 따른 이상기후현상에 불과하다고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의 저자들은 주장한다.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배출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태양 활동의 주기에 따라 지금보다 기온이 더 높고 낮았던 때가 있었음을 그래프를 곁들여 설명해준다. 이를테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에서도 농경이 이뤄졌고, 영국에서 포도가 재배됐으며, 이집트의 나일강에도 얼음이 언 시대가 있었다는 것들이다. 최근의 지구온난화도 1850년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한다. 그 사이 1940년부터 1978년까지 기온이 잠시 더 낮아지자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에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폐해로 거론되는 해수면 상승도 1세기에 15㎝씩 느리게 진행될 뿐이며 이런 현상이 500년간 지속돼도 습지대와 생물계는 천천히 높은 지대로 올라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폭우, 폭풍, 혹한 같은 이상기후·악천후 역시 역사상 자주 있었던 현상이어서 지구온난화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반론을 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말라리아가 극성을 부린다는 설에도 반박한다. 역사상 말라리아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냈던 곳은 역설적이게도 1600만명 감염돼 60만명이 사망한 1920년대 러시아에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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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온 자료그림은 ‘로마 온난기’에 속하는 기원전 200년 전후 중국 대륙의 기온도 매우 높아 온난화가 전 지구적으로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이산화탄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는 게 저자들의 지론이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0.054%에 불과하며 수증기, 메탄 등이 온실효과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양이 화산, 해양, 동물, 박테리아 등에서 배출된다.
교토의정서가 1차로 내놓은 5.2% 온실가스 감축안은 온난화 방지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당장 60~80%의 배출 감축이 있어야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 데다 교토의정서를 이행하는 데 드는 연간 1500억달러의 절반만이라도 제3세계 국가들의 보건, 교육, 수자원, 위생시설 정비에 쓴다면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된다고 지은이들은 결론짓는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어떻든 다른 견해를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돈과 시간 투자 이상의 값어치는 충분해 보인다. 김민정 옮김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