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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북리뷰

[책과 삶]‘위선의 손’…증오를 ‘증오’하다 입력 : 2008-02-01 17:20:24ㅣ수정 : 2008-02-01 17:20:29 ㆍKKK단·흑인린치·고문·강간·아동학대 ㆍ지구촌의 끔찍한 잔혹문화와 역사 헤집기 ▲거짓된 진실…데릭젠슨|아고라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증오의 종류는 사랑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해진다고 한다.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증오가 있는가 하면, 권력이 없어서 생긴 증오도 있다. 복수심 때문에 생긴 증오와 부러움이 변한 증오가 교직된다. 공포 때문에 증오가 발생하는 한편, 그저 경멸 때문에 증오가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증오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반유대주의, 동성애자 혐오증 같은 낱말들만으로는 증오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한다. 게다가 증오는 편견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암울.. 더보기
[책과 삶]‘聖女’마더 테레사, 당신이 잡은 손은 惡입니다 입력 : 2008-01-18 17:25:50 ▲자비를 팔다…크리스토퍼 히친스/모멘토 ▲신은 위대하지 않다…크리스토퍼 히친스/알마 크리스토퍼 히친스만큼 논쟁적인 지식인도 흔치 않다. 그렇다고 기품 없는 논객은 아니다. 지식시장에서 히친스의 주가가 여전히 높게 형성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는 2005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100대 지식인’ 독자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노엄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리처드 도킨스, 바츨라프 하벨만이 그 앞에 놓인다. 진보적인 정치학자이자 언론인인 그가 펴내는 책과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마다 논쟁과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가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촘스키와 벌인 논쟁은.. 더보기
[책과 삶]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1%의 힘’ 입력 : 2008-01-04 17:39:49 ▲마이크로트렌드…마크 펜·키니 잴리슨/해냄 미국 어린이들이 엄마·아빠를 졸라 외식할 때면 맥도널드 햄버거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을 먼저 찾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기 십상이다. 그런 선입견으론 여덟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의 미국 어린이·청소년 가운데 150만명 정도가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에 놀랄 게 틀림없다. 그것도 부모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고기를 거부한다면 쉬이 납득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국 언론에 등장하는 10대들은 90% 이상이 범죄, 폭력, 학대, 무관심 등 부정적인 낱말과 연관된다. 그중에서도 흑인 청소년은 악(惡)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범적 흑인 청소년들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흑인 청소년들은 자원봉사, 투표, 교회 예배 .. 더보기
[책과 삶]한국은 지금 올바로 가고 있는가 입력 : 2007-12-14 17:19:33 ▲만남…서경식·김상봉|돌베개 그들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필연적이라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두 지식인은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승화시켜가고 있는 ‘길벗’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과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섰다 해도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외로운 디아스포라’라는 공통분모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서경식이 밖의 디아스포라라면 김상봉은 안의 디아스포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민족적 이산(離散)을 뜻하는 디아스포라가 요즘 들어 전쟁·식민화의 역사나 경험과 깊이 결부된 난민·이민 상황을 의미하는 넓은 맥락으로 변용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 더보기
[책과 삶]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입력 : 2007-11-30 15:54:07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이레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책은 대부분 삶을 아름다운 소풍에 비유한 천상병의 시 ‘귀천(歸天)’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와 올 초에 걸쳐 국내 서점가를 지배했던 베스트셀러 ‘인생 수업’과 ‘상실 수업’이 우선 그렇다. 그에 앞서 나온 ‘죽음의 순간(인간의 죽음)’ ‘사후생’도 마찬가지다. 자서전 ‘생의 수레바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언젠가 죽음을 ‘은하수로 춤추러 가는 것.. 더보기
[책과 삶]침묵은 禁, 저항하고 비판하라 입력 : 2007-11-16 15:47:12 ▲지식인…스티브 풀러|사이언스북스 무릇 지식인은 소크라테스보다 소피스트들을 본받는 게 낫다고 설파한다면 수긍하겠는가? 석가모니, 공자, 예수와 더불어 4대 성인의 반열에 올라 있는 소크라테스보다 ‘궤변론자들’을 따르라니 말이나 될 법한가.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석학 스티브 풀러는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들이 오늘날의 젊은 지식인들에게 가르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인의 원형’이라고 우긴다. 소피스트들은 ‘경박한 박식가’ ‘거만한 허풍선이’라는 낙인과는 달리 대중이 험난한 현실을 헤쳐 나가는 데 요긴한 지식과 방법론을 양심과 능력에 따라 전수했다는 게 그 이유다. 풀러는 소크라테스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소피스트들을 소크라테스와 비슷하게 대접해줘야.. 더보기
[책과 삶]석유와 무관한 전쟁은 없다 입력 : 2007-11-09 15:40:27 ▲석유 지정학이 파헤친 20세기 세계사의 진실…윌리엄 엥달|길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자꾸자꾸 예뻐지면 나는 어떡해. 거울 속의 나를 보면 정말 행복해. 미녀는~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꽃미남 배우 이준기가 출연한 한 음료 CF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재기발랄한 누리꾼이 댓글을 달았다. “미국에서도 유사품 출시 예정. ‘부시는 석유를 좋아해’” 또 다른 네티즌의 패러디 버전이 이어진다. “미국은 석유를 좋아해. 자꾸자꾸 빼앗으면 우린 어떡해. 석유로 번 돈을 보면 정말 행복해. 미국은~ 미국은 석유를 좋아해.”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구실삼아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속셈은 막상 석유에 있다는 것을 비아냥거리는 풍자다. 최근의 전쟁들이 .. 더보기
[책과 삶]진정한 ‘나’란 없다 입력 : 2007-10-19 15:12:28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들녘 마흔살의 여성 로슬린 Z는 자신이 남자라고 믿는다. 스스로를 자기 아버지라고 믿었으나 이따금 할아버지라고 말한다. 아버지 이름으로 불러야 대답하고, 서류 서명도 아버지 이름으로 한다. 삶의 이력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의 인생을 설명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로슬린은 카프그라 증후군을 앓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다. 그것도 자기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라고 여기는 극히 특수한 내적 변신 사례다. 쉰한살의 건축 노동자 토미 맥휴는 가벼운 뇌출혈을 겪고 나서 혁명에 가까운 경험을 한다. 응급수술을 받은 지 2주일 만에 갑자기 그럴 듯한 시를 쓴다. 뿐만 아니다. 솜씨를 인정받아 여러 화랑에서 작품 전시회까지 .. 더보기
[책과 삶] 경제대국에 날린 ‘통쾌한 한방’ 입력 : 2007-10-05 15:24:09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부키 “축구경기를 하는 한쪽 편이 브라질 국가대표팀이고, 상대편은 열한 살 먹은 내 딸 유나의 친구들로 짜여진 팀이라고 생각해 보라. 이런 경기가 허용될 리가 없다. 중량급인 무하마드 알리는 경량급 선수권을 네 개나 보유했던 유명한 파나마 선수 로베르토 듀란과 경기를 할 수 없다. 이렇듯 몸무게가 2㎏ 넘게 차이가 나는 사람들끼리 하는 권투경기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서, 미국과 온두라스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경제학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쓴 ‘나쁜 사마리아인들(원제 Bad Samaritans)’은 개발도상국들에게 자유무역을 강권하는 부자 나라들에게 이처럼 다그쳐 묻는다. .. 더보기
[책과 삶] 오묘한, 소중한 ‘나’를 탐험해보자 입력 : 2007-09-21 15:06:43 ▲아담의 배꼽…마이클 심스|이레 인체는 지구상의 어떤 피조물보다 복잡 오묘하고 경이롭다. 디자인과 기능이 최적으로 결합돼 그 자체를 ‘공학의 승리’라고 일컫는다. 그래선지 인체는 ‘작은 우주’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도 불린다. 인체의 신비에 대한 이해와 탐구, 접근 방식 역시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아담의 배꼽(원제 Adam’s Navel)’은 인체를 독특하고 개성 있게 묘파하는 책이다. 해부학, 생물학을 바탕에 깔고 있지만 역사, 문학, 인류학, 어원학, 진화론, 예술, 대중문화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한 분야를 넘나들며 교직한 독보적인 저작이다. 넓게 보면 부제 그대로 ‘인체에 관한 자연사와 문화사’다. 애써 달리 분류하자면 ‘인체 잡학사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