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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북리뷰

[책과 삶]뒤죽박죽 내 뇌는 입력 : 2008-11-28 17:32:04ㅣ수정 : 2008-11-28 17:32:07 클루지…개리 마커스 | 갤리온 살빼기 전쟁을 벌이면서도 밤참으로 라면을 먹고 있는 걸 보면 참지 못해 한 젓가락만 달라고 졸라댄다. 담배가 몸에 해로운 줄 알지만 끊지 못한다. 시간 낭비일 뿐 도움이 되지 않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소파에 누워 심심풀이로 본다. 마감시간이 며칠 남아 있으면 미루고 미루다가 임박해서야 부산을 떤다. 이런 게 사람이다. 멍청한 짓을 하면서 그것이 멍청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이런 것은 또 어떤가. 봉건제도, 십자군전쟁, 노예제도, 공산주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 탈레반 정권 등을 뼈저리게 겪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체제가 불완전했지만 도덕적으로 정당했고 대안체제보다 .. 더보기
[책과 삶]‘재난은 멋진 기회’ 한 몫 챙기는 기업들 입력 : 2008-11-21 16:55:59ㅣ수정 : 2008-11-21 17:36:44 ▲쇼크 독트린…나오미 클라인 | 살림출판사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고문기법 전수자가 된 심리학자 이웬 카메론은 기억을 지워버린 뒤 백지상태에서 인성을 개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아무 것도 쓰여지지 않은 칠판’에서 힌트를 얻은 걸까. 카메론은 1950년대 CIA 후원으로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병원에서 심리치료 환자들에게 잔인한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정신질환자의 두뇌에 충격을 가해 인성을 바꿔보는 실험을 하면서 기억상실증을 비롯한 치명적인 부작용만 낳았다. 하지만 카메론의 쇼크 요법은 역설적이게도 당대에 미국의 고문기법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의 실험은 극약처방만이 왜곡된.. 더보기
[책과 삶]이게 바로 ‘중국스타일’이다 입력 : 2008-10-31 17:56:33ㅣ수정 : 2008-10-31 17:56:46 ㆍ중국인이면서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패션디자이너의 객관적 감각 보고서 중국풍 비비안 탐 | 한길사 ‘중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일도양단할 수 있을 만큼 단순명쾌하지 않다. 중국 문화가 독창성을 지녔으나 워낙 혼융(hybrid)인데다 안과 바깥에서 보는 중국 스타일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투영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이면서도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탐의 눈에는 중국적인 것이 한층 복잡미묘하다.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칠해진 촌스럽고 화려한 탑 지붕, 호화로운 빨강과 빛나는 금색으로 장식된 중국 식당, 소용돌이 문양의 대리석으로 상감된 무겁고 어두운 색조의 조각 나무.. 더보기
[책과삶]‘칼’로 치유하는 미국의 아픈 꿈이다, 성형은 입력 : 2008-10-17 17:49:40ㅣ수정 : 2008-10-17 17:49:43 비너스의 유혹: 성형수술의 역사…엘리자베스 하이켄 | 문학과지성사 입학시험이나 사원채용 면접 때 잘 생긴 사람에게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은 공식적인 금기사항이다. 비민주적이고 평등권 침해로 지탄받아 마땅한 소송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게도 다르다.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며 날씬한 사람일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연구 결과가 2005년 미국에서 보도됐을 때 논란의 소지가 있으면서도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연예인같이 외모가 중요한 직업이 아닌 일자리에도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널리 적용되고 있음을 실제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미모가 계량화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사실은 막연하게나마 ‘설마’의 영역에 속했다. 외.. 더보기
[책과 삶]돈은 펑펑 쓰면서 싼 대출로 집을 사겠다고?  입력 : 2008-09-19 17:38:01ㅣ수정 : 2008-09-19 17:38:16 ㆍ경제교육 다시 받아라 ㆍ美 두 중견언론인이 내놓은 금융해일의 원인과 해법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브루스 헨더슨·조지아 가이스 | 랜덤하우스코리아 158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매각으로 이어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끝 간 데 모를 정도의 엄청난 충격파로 퍼져나가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세계 경제 해일의 시발점은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서 비롯됐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미국인 30만가구가 집을 잃었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해일로는 2000만가구의 집이 없어졌다. 지난해 2월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드러난 .. 더보기
[책과 삶]조선을 꽃피운 전문가그룹 ‘중인’ 입력 : 2008-08-29 17:22:28ㅣ수정 : 2008-08-29 17:22:30 ▲조선의 르네상스인 중인…허경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뱃속에 든 시와 책이 몇 백 짐이던가. 올해에야 가까스로 난삼을 걸쳤네. 구경꾼들아. 몇 살인가 묻지를 마소. 육십 년 전에는 스물 셋이었다오.” 무려 83세에 진사시험에 합격한 조수삼이 읊은 시는 조선시대 중인의 절절한 한이 담담하게 풍겨 나온다. 도화서 화원 유숙이 그린 ‘수계도’의 일부분. 1853년 3월3일 중국의 난정모임이 있은 지 1500년 되던 해를 기념해 30명의 중인이 시회를 개최하는 장면이다. 그런가 하면 바둑 국수 유찬홍은 죽어서야 신분차별이 끝장나는 중인의 울분을 시로 토해낸다. “한강 물로 술 못을 삼아/ 마음껏 고래같이 마셔 봐야지./ 그.. 더보기
[책과 삶]정감어린 사진과 글맛… 문인 20명의 고향 소묘 입력 : 2008-08-22 17:29:45ㅣ수정 : 2008-08-22 17:30:02 ▲나의 도시, 당신의 풍경…임재천·김경범 외 | 문학동네 소설가 조경란이 열일곱 살 때 만난 첫사랑은 ‘광화문’이다. 사랑이란 우리를 더 넓은 곳으로 불러내는 것이라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에게 광화문은 세종로 사거리 주변만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 동상을 중심으로 탈것을 이용하지 않고 동서남북 걸어 다닐 수 있는 모든 곳을 의미한다. 광화문은 그의 첫번째 도시이자 그가 경험한 첫번째 근대의 장소다. 서울토박이인 그는 사는 곳을 절반으로 나눈다면 봉천동과 광화문으로 이분할 정도다. 소설가 김연수에게 서울 삼청동은 ‘우주의 중심’이다. 우주심(宇宙心)을 제멋대로 작동시키는 세계의 중심이.. 더보기
[책과 삶]서양인이 꼬집은 ‘전후 일본’ 입력 : 2008-08-08 17:27:30ㅣ수정 : 2008-08-08 17:27:43 ▲일본의 재구성…패트릭 스미스 | 마티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 때는 서양인이 일본에 관해 그저 그런 책을 또 한권 썼겠거니 했는데 막상 읽다보니, 이전부터 나도 모르게 생각은 하고 있었으되 미처 또렷하게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는 게 아닌가.” 지은이가 한국 독자들에게 쓴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일본 독자가 남긴 말을 인용한 대목이 이 책의 개괄적인 인상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듯하다. ‘일본의 재구성’(원제 Japan: A Reinterpretation)은 10년 전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된 ‘전후 일본 개설서’이지만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 만큼 탁견으로 교직됐다. 저자 패트릭 스미스는 1980년대 .. 더보기
[책과 삶]사랑에 빠지면 네안데르탈인은 Hmmmmm 노래를 불렀다 입력 : 2008-07-25 18:00:07ㅣ수정 : 2008-07-25 18:00:08 ㆍ‘Hmmmmm’ 소통으로 25만년간 살아남아 …음악과 언어는 같은 뿌리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스티븐 미슨 | 뿌리와 이파리 “음악은 천사의 말이다.”(토머스 칼라일) “음악의 언어는 무한하다. 여기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장 루이 귀에 드 발자크) “음악은 또 하나의 천체이다.”(알퐁스 도데) “음악은 인류의 만국 공통어이다.”(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음악만이 세계어에서 번역할 필요가 없다. 거기서는 혼이 혼에게 호소된다.”(에리히 아우어바흐) 음악에 담긴 명언들은 한결같이 심금을 울리는 곡조만큼이나 최상의 헌사로 바쳐진다. 그래선지 음악을 흔히 ‘감정의 언어’에 비유한다. 인.. 더보기
[책과 삶]‘원시성이 왜 야만인가’ 유럽이 길들인 태평양의 섬들 입력 : 2008-07-11 18:06:51ㅣ수정 : 2008-07-11 18:07:04 ㆍ서구가 뿌린 질병·세금·강제노동… 무너진 전통적 가치 생생히 증언 적도의 침묵 주강현 | 김영사 현장을 중시한 레비스트로스의 1954년 답사노트. 섬이 많다고 해서 폴리네시아, 피부가 검은 사람들이 산다하여 멜라네시아, 작은 섬들이 모였다고 해서 미크로네시아. 유럽인들은 적도 태평양의 망망대해 떠 있는 섬 지역에 참 쉽게도 이름을 갖다 붙였다. 하와이 제도, 투발루, 사모아, 통가 등을 폴리네시아로 통칭한다. 파푸아 뉴기니, 솔로몬, 바누아투, 피지, 누벨칼레도니 등은 멜라네시아로 묶어 부른다. 마리아나 제도, 팔라우, 마셜, 나우루, 키리바시 서쪽 지역 등은 미크로네시아라고 뭉뚱그렸다. 같은 폴리네시아도 프랑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