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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餘滴)

[여적]트위터 열풍

입력 : 2009-06-19 17:37:16수정 : 2009-06-19 17:37:17

‘CNN, 짧고 빠른 트위터에 두 손 들다.’ 이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항의시위 상황을 전하는 한 신문의 제목이다. 걸프전 이후 속보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미국 CNN방송이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에 속보와 기사의 질에서 모두 완패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붙인 것이다. 1억5000만명의 시청자를 자랑하는 CNN이 진 것은 이번뿐만 아니다. 영화배우 데미 무어의 16세 연하 남편 애시튼 커처와의 ‘트위터를 이용한 등록 수신자 모으기’ 경쟁에서도 패해 작은 화제가 됐다. CNN의 ‘브레이킹 뉴스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뉴스 속보를 개개인의 휴대폰을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커처가 턱없이 불리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이 이긴 꼴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역대 대선 후보들이 상상하지 못한 홍보효과를 거뒀다. 오바마가 취임 후에도 트위터를 애용하자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따라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엔 흥미 없다던 잭 웰치 전 GE 회장은 결심하자마자 24시간 안에 트위터 마니아가 되고 말았을 정도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여기자 로라 링이 “집이 그립다”며 마지막으로 근황을 남긴 것도 트위터였다. 지난해 5월12일 발생한 쓰촨성 원촨 대지진을 처음 전 세계에 알린 매체도 현지 네티즌을 통해 소식을 올린 ‘트위터닷컴’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오는 8월로 예정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현장에서 취재기자들이 트위터 서비스 방식으로 현장 중계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최근 ‘피겨 여왕’ 김연아가 트위터가 된 이후 한층 인기를 구가하는 모습이다. 2006년 3월 미국 벤처기업 오비어스가 처음 시작한 트위터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140자 이내의 단문 사용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오바마로부터 자극을 받아서인지 조지워싱턴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가진 강연에서 소통수단으로서 트위터 가입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소통담당비서관은 며칠 전 트위터에 가입해 소통수단으로 쓸 만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진정한 소통의 관건은 트위터 이용 여부가 아니라 국민에게 믿음을 주느냐의 여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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